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변태 바닐라(이하 변바)들을 혐오할 정도로 싫어했다. 용어 등의 기본적인 지식도 없으면서 구인글을 올리는 그들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라곤, 스팽킹 토이, 에셈 라이프, 인피니티 등의 대형커뮤니티는 가입이 자유로워 변바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었고, 그들의 구인 글에는 하나같이 외모, 재력 등 SM 외적인것(그렇다고 파트너의 외모를 전혀 안 본다는 것은 아니다)만 잔뜩 적혀있었다. 그들과 함께 활동하기를 꺼린 나는 진정한 에세머들의 소통공간을 만들어보자는 뜻을 품고 카페를 개설하였다.
철저히 에세머들만 가려 받기 위해 노력했다. 가입 신청서에 용어 하나 제대로 못 쓴 애들은 전부 거절하였다. SM에 흥미를 느끼고 정보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바닐라들도 거절하였다. 활동하는 도중 변바 같은 모습이 보인다면 정든 회원일지라도 눈물을 머금고 잘라냈다.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회원 수가 적어서 고비도 많았다. 그래도 절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며칠 전, 한 블로그에 포스트 된 칼럼을 읽게 되었다. 변바에 관한 칼럼이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SM에 흥미를 느끼고 있고 경험해보고 싶은 바닐라들은 지식이 부족하여 표현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에 변바가 되는 것이다. 지식이 과연 필수적 요소일까? 아니다. 플을 할 때 지식은 필요 없다
전부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변바를 바라보던 보수적인 시각이 어느 정도 트이는 것 같았다. 에세머라고 말하고 다닐 수 있으려면 당연히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처음으로 지식은 보조적인 것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잡설이 너무 길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식이 전부가 아니다. 하고자 하는 욕망과 본능만 있으면 SM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그렇지만 구인이나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용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에세머들도 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변바들을 욕하지 말자' 이다.
서로 의사소통을 하여 에세머들은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변바들은 지식을 쌓아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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